2025. 6. 16. 15:37ㆍ#1순위 부동산
낯선 도시에서 시작된 도전, 청주에서 유도원으로 살아보기
아침 7시 30분. SK하이닉스 M15X 공사장 인근, 봉명동의 한 원룸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면 먼 거리에서 들려오는 중장비의 소음이 오늘도 바쁘게 시작되었음을 알려줍니다. 나는 서울에서 내려와 청주에 머문 지 이제 3주째, 유도원 자격을 준비하며 낯선 도시에서 새로운 삶의 리듬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 ‘유도원’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는 단순한 현장 신호수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교육을 받아보니, 이 직무는 단지 손짓만 잘하면 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 사람의 판단이 수십 명의 안전을 좌우하고, 크레인처럼 거대한 기계들이 움직이는 흐름 속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핵심 직무였던 것입니다.
청주, 낯설지만 정이 붙는 도시
내가 묵는 곳은 복대동과 봉명동 사이, SK하이닉스에서 차량으로 7분 거리의 작은 원룸입니다. 20㎡ 남짓한 공간에 책상, 침대, 세탁기, 냉장고까지 알차게 들어서 있는 구조죠. 딱히 인테리어가 멋진 건 아니지만, 하루 종일 밖에서 땀 흘리고 돌아오면 이 작은 공간이 주는 위로는 생각보다 큽니다.
청주는 서울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어딘가 모르게 정이 가는 동네입니다. 작은 국밥집 사장님의 인사 한 마디,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생의 느긋한 응대가 바쁜 일상에 잔잔한 숨을 불어넣습니다. 공사장도, 원룸도, 골목도 모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여기서 당분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건설 현장, 그리고 삶의 체력
매일 반복되는 유도원 교육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크레인의 회전 반경, 인양 신호 규칙, 무전기 사용법… 암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순간의 판단력과 체력이 요구됩니다. 책상에서 공부만 하던 나에게는 꽤 낯선 도전이었지만, 점점 몸이 적응하고 머리가 따라오기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혹자는 유도원을 단기 일자리쯤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중대재해처벌법 시대에는 안전 관리 전문직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는 추세입니다. 특히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현장은 경력 관리에도 도움이 되고, 추후 건설 현장 이직이나 기술 습득에도 유리합니다.
작은 공간에서의 큰 배움
내가 묵고 있는 원룸에서는 하루에 두 번이나 무선 인터넷이 끊깁니다. 매트리스는 조금 얇고, 창문은 오래돼 바람이 잘 안 막힙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는 시험을 준비하고, 매일을 기록하며, 하나의 기술을 익히고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시간이 단순한 ‘자격증 취득기’가 아닌, 삶을 배우는 과정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청주에서 유도원이 된다는 것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혹시 지금 유도원 시험을 고민 중이거나, SK하이닉스 M15X와 같은 대형 현장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생각하고 있다면,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청주는 살아볼 만한 도시이고, 유도원은 해볼 만한 일입니다.”
그 두 가지가 만났을 때, 단순한 일자리를 넘어 하나의 기회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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