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하루] 구겨진 신발

2023. 10. 17. 12:16# 오늘의 일상(日常)/* 따뜻한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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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신발

저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12살인 찬호(가명)는 또래에 비해서

어른스러운 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우연히 찬호를 만났는데

제 눈에 신발을 꾸겨 신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럴 땐 어쩔 수 없는 어린아이구나 싶고,

물건을 소중히 사용하는 법도 가르쳐주고 싶어서

주의를 주기로 했습니다.

"찬호야, 신발을 예쁘게 신어야지,

그렇게 꾸겨 신으면 금방 망가지는 거야.

앞으로 꼭 바르게 신고 다녀야 한다."

"네, 선생님..."

다음날, 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데,

찬호가 여전히 신발을 꾸겨 신은 채 들어와서

이번에는 혼을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찬호에게 말했습니다.

"어제 선생님이 분명히 이야기했는데,

왜 이렇게 신발을 또 구겨 신지?

바르게 신어야지!"

그런데 생각지 못하게 고개를 푹 숙인

찬호가 눈물을 떨구었습니다.

"선생님, 죄송해요.

저 신발이 작아서 구겨서라도 신지 않으면

신을 수가 없어요."

순간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 두 분은 청각장애가 있고

다섯 명의 식구가 생활하기도 벅찬

어려운 가정 형편인 것을 알고 있었는데

왜 그걸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찬호에게 상처를 줬다는 미안한 마음에

꼭 껴안아 주며 말했습니다.

"찬호야, 선생님이 너무 미안해."

저는 그날 신발이 꽉 끼어 아팠을 찬호에게

신발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따뜻한 하루는 오래전부터 찬호네 가정에

매월 생계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래보다 왜소한 찬호지만, 건강하게 자라도록

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 오늘의 명언

사랑은 찾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당신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 로레타 영 –

출처 : 따뜻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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